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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이 심히 없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모발모발 영화 5 카테고리 없음 2020. 6. 25. 05:23
이 배우들에겐 대머리라는 수식어가 모욕이나 조롱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상징과도 같다 느낄 것이다. 민머리가 아니면 어색할 만큼 대머리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있는 다섯 명의 배우. 맛집도 매번 가면 지겹듯 때때로 다른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이들의 모습을 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 머리가 있든 없든 흥행이나 연기, 모든 면에서 빛난 할리우드 배우들의 영화들을 만나보자. 아래 소개할 영화는 왓챠플레이에서 만날 수 있다.
지상 최강의 형사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다이 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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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드웨인 존슨, 빈 디젤, 제이슨 스타뎀이 차지한 액션계의 대표 빡빡이는 원래 브루스 윌리스 자리였다. 막상 브루스 윌리스가 대머리로 출연한 시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당장 그의 대표작 <제5원소>, <식스 센스>, <아마겟돈> 등을 떠올려보면 모발이 은근 풍성한 모습이다. 문제는 브루스 윌리스와 민머리가 너무 찰떡같았던 것. 덕분에 머리를 깔끔하게 밀자마자 '브루스 윌리스=대머리'라는 공식이 박혀버렸다. <다이하드> 시리즈도 <다이하드 4.0> 이전은 모두 특유의 '탈모 진행형' 헤어스타일. 그의 출세작 <다이 하드>는 정리되지 않아 삐죽삐죽 솟은 머리가 존 맥클레인의 성격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후기작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당황하는 맥클레인의 '초짜'스러움이 묻어나는 작품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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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천재였기에 가장 괴팍했던 음악가에드 해리스의 <카핑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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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한 음악만큼 자신을 둘러싼 사담 또한 불멸을 이룬 베토벤. <카핑 베토벤>은 음대생 안나 홀츠를 악보 카피스트로 고용한 말년의 베토벤이 주인공이다. 모차르트 하면 <아마데우스> 톰 헐스를 잊을 수 없듯 베토벤 하면 이미 <불멸의 연인> 게리 올드만이란 거대한 벽이 있는 상황. 그러나 <카핑 베토벤>에서 베토벤을 맡은 에드 해리스는 절정에 오른 연기를 선보여 새로운 베토벤의 얼굴을 각인시킨다. 엄밀히 따지면 에드 해리스는 '민머리' 배우가 아니지만, 바짝 깎아 올린 머리의 <더 록> 허멜 장군이 워낙 인상적이라 베토벤의 장발 스타일이 굉장히 낯설다. 하나 에드 해리스의 자기주장 강한 이목구비와 천재이기에 괴짜 같은 베토벤의 성격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한 연기력이 움직이는 베토벤의 초상화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펌으로도 모자라서 손 하나 새로 달았다J.K. 시몬스의 <죽여줘! 제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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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원한 스승님 플레처 교수(<위플래쉬>)로 유명한 J.K. 시몬스. 물론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J. 조나 제임스 편집장으로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보여준 적 있지만, <죽여줘! 제니퍼> 미스터 로블스키의 머리도 굉장히 신선하다. 한껏 컬이 들어간 곱슬머리가 점잖은 교사란 직업을 단번에 보여준다. 머리 못지않게 눈에 띄는 건 왼손이 있어야 할 자리의 갈고리. 작품에서나 실제로나 캐주얼한 스타일이 돋보인 J.K. 시몬스가 되는대로 입은 것 같은 패션으로 등장하는 것도 참 언밸런스하다.
화사한 건치 미소에 깊은 빡침이스탠리 투치의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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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민했다. <헝거게임> 시리즈의 시저 플리커맨이냐, <러블리 본즈>의 조지 하비냐. 말쑥한 겉모습으로 최악의 살인마를 연기한 조지 하비도 스탠리 투치의 인생캐릭터긴 하지만, '충격적인 헤어스타일'로는 시저 플리커맨을 따라잡을 수 없다. 시저 플리커맨은 '헝거 게임'의 호스트. 지금으로 치면 캐스터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 일종의 '쇼'여야 하는 헝거 게임의 위치에 맞춘 그의 스타일은 마치 중세 귀족과 현대 사업가의 교집합을 보는 듯하다. 다른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익살스러움을 극대화해 다양한 표정을 짓는 시저를 보면 스탠리 투치가 맞는지 의심이 들기도.
머리가 많아도, 숨겨도, 그 연기력벤 킹슬리의 <인생면허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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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부리한 눈빛과 턱수염. 그리고 대머리. 우리가 기억하는 벤 킹슬리의 모습이다. 특히 <간디>에서 마하트마 간디를 연기한 후 풍성한 수염과 민머리의 대조는 벤 킹슬리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너무 유명한 <아이언맨3>의 만다린을 빼면 <인생면허시험>에서 산발에 가까운 헤어스타일을 보여줬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인도계 이민자 다르완을 연기해 영화 대부분 터번을 두르고 나온다. 그 터번 밑에는 한평생 길렀을 장발이 숨어있다. 비록 그의 장발이 자주 나오진 않지만, 다르완의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마다 감정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터번을 쓰든, 머리가 많든, 머리가 없든 벤 킹슬리라는 노장의 연기력은 한결같이 빛난다는 진리를 다시 발견할 수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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